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사막의 기적, 인간이 만든 오아시스 사막 한가운데의 도시들

by 마루누나쓰 2025. 5. 7.

    [ 목차 ]

“물 한 방울 없던 땅에서, 문명은 어떻게 피어났을까?”
사막은 인간 생존에 적합하지 않은 환경입니다. 강수량은 거의 없고, 낮에는 숨이 턱 막히도록 덥고, 밤에는 뼈가 시릴 만큼 추워집니다.
그러나 전 세계에는 이런 극한 환경 속에서도 사람들이 도시를 만들고, 삶을 꾸리고, 문명을 일구어낸 ‘기적의 도시들’이 있습니다.

이 도시들은 단순히 ‘사막에 있는 도시’가 아니라, 기후·물·에너지라는 한계 조건을 정면으로 돌파하고 기술과 지혜로 극복한 상징적 공간입니다.
오늘 소개할 3곳은, 불가능해 보이던 곳에서 삶과 미래를 만든 사람들의 이야기이자, 지속가능한 도시의 힌트가 되는 장소들입니다.

사막의 기적, 인간이 만든 오아시스 사막 한가운데의 도시들
사막의 기적, 인간이 만든 오아시스 사막 한가운데의 도시들

1.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 모래 위에 세운 미래도시

1970년대까지만 해도 두바이는 인구 수만 명의 어촌 마을에 불과했습니다. 그러나 불과 반세기 만에 세계적인 금융·관광·기술 도시로 성장하며, ‘사막의 기적’이라는 별명을 얻었습니다. 사막 한가운데에 위치한 두바이는 연평균 강수량 100mm 미만, 기온은 여름철 45도 이상, 습도는 거의 없는 극한 기후입니다.

하지만 이곳은 막대한 석유 수익을 바탕으로 기술과 자본을 총동원해 불모지를 바꿔냈고, 현재는 인공섬, 초고층 빌딩, 공항, 쇼핑몰, 열대 정원까지 모두 갖춘 도심 오아시스가 되었습니다.

 

어떻게 가능한가?
두바이의 핵심 기술 중 하나는 해수 담수화 시설과 지하 관개 시스템입니다.
사막에서는 강이나 호수가 없기 때문에, 바닷물을 정제해 식수와 생활용수로 쓰는 초대형 담수화 플랜트가 도시를 떠받칩니다.
또한 지하 파이프를 통한 냉방 시스템, 태양광 기반 에너지 전환, 실내 생태공원 등이 인프라의 핵심입니다.

관광지로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 부르즈 칼리파(Burj Khalifa), 인공섬 팜 주메이라, 사막 속 스키장, 사막 사파리 체험 등이 있으며, 도시는 지속적으로 기후 적응형 도시계획(Desert Urbanism)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두바이는 인간이 기후의 한계를 기술로 뛰어넘은 대표 사례이자, 향후 더 많은 국가들이 사막화에 대응해 참고할 수 있는 도시 생존 전략의 모델입니다.

2. 칠레 산페드로 데 아타카마 – 지구에서 가장 건조한 곳에서 살아가는 법

칠레 북부, 안데스 산맥과 태평양 사이에 위치한 아타카마 사막(Atacama Desert)은 세계에서 가장 건조한 사막으로, 어떤 지역은 400년 동안 비가 한 번도 오지 않은 기록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환경 속에 산페드로 데 아타카마(San Pedro de Atacama)라는 작은 마을이 수세기 동안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이곳은 단순한 생존지를 넘어서, 문화·생태·천문학의 중심지로 성장했으며, 자연 그대로의 척박함을 활용해 지속 가능한 관광과 연구의 허브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척박함을 자산으로 바꾸다
아타카마 주민들은 고대부터 지하수와 안데스 빙하에서 흘러내리는 물을 활용해 농사를 짓고, 태양의 방향과 별의 위치를 기반으로 시기를 조절하며 살아왔습니다.
현재는 전통 가옥인 아도브(Adobe) 구조의 흙집, 무동력 냉방, 소규모 유기농 재배 등이 지역 특색으로 남아 있습니다.

또한 세계 최대의 천문관측소 ALMA가 이 지역에 설치된 것도, 맑은 하늘과 전자기파 방해가 없는 환경 덕분입니다.
관광객들은 사막 트레킹, 고지대 온천, 소금사막 체험, 별빛 투어 등을 통해 자연을 해치지 않고 살아가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산페드로 데 아타카마는 문명을 확장하는 도시가 아니라, 자연에 맞춰 조화롭게 설계된 사막 공동체로, 현대 도시들이 ‘덜 갖추는 방식으로 오래 살아가는 방법’을 고민할 수 있는 모델입니다.

3. 모로코 에르푸드 & 메르주가 – 사하라의 끝에서 꽃핀 오아시스

북아프리카의 사하라 사막은 상징적인 이미지 그대로, 끝없는 모래언덕과 타오르는 태양이 지배하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이 한가운데, 모로코 동부 지역의 에르푸드(Erfoud)와 메르주가(Merzouga)는 사막 속 오아시스로서의 정체성을 완성하며
수천 년 동안 베르베르(Berber) 유목민 공동체의 거점이자, 현대 사막 관광의 핵심지로 자리잡았습니다.

이곳은 지하수와 지하 카나트(Kanat) 방식의 고대 수로 시스템을 통해 물을 확보하며, 지금도 전통적인 사막식 농업과 소규모 마을 구조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유목의 전통과 사막의 관광이 만나는 곳
에르푸드와 메르주가에서는 매일 해가 뜨고 지는 사막 풍경을 보기 위한 전 세계 관광객이 몰려들고, 현지 주민들은 이를 바탕으로 사막 캠프, 낙타 트레킹, 천문 해설, 사막 음악회 등으로 지역경제를 다변화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 지역은 지속가능성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 에코캠프, 태양광 조명, 폐수 재활용 등 사막 조건을 반영한 인프라를 적극 도입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주민들은 베르베르어를 보존하고, 직조·도기·향신료 시장 등으로 전통 문화를 살아 있는 관광 자원으로 바꾸고 있습니다.

사막이 가져다주는 고립감과 극한은, 이곳에선 오히려 자연과 인간이 더 가까워지는 기회로 작동하며, 메르주가와 에르푸드는 ‘극한 속에서 어떻게 공동체가 지속될 수 있는가’에 대한 살아 있는 답안지라 할 수 있습니다.

 

🌞 마치며: 사막은 끝이 아니라, 또 하나의 시작
사막은 불모지로 보일 수 있지만, 그 안에는 사람이 만든 기적과 문명의 의지가 숨겨져 있습니다.
두바이는 기술로, 산페드로는 적응으로, 메르주가는 전통과 공존으로
각기 다른 방식으로 사막과 대화하며 도시를 일구고 있습니다.

이 도시들은 단순히 ‘힘들게 살아가는 곳’이 아니라, 미래 기후변화 시대의 생존 모델이자,
‘도시란 무엇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실질적인 답을 던지는 장소들입니다.

당신이 다음 여행지를 고민한다면, 지도 위의 초록보다는 모래 위에 만들어진 기적의 점들을 향해
시선을 돌려보는 건 어떨까요?